서론: 미래 의료의 핵심, 스마트 임상시험 시대의 개막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임상시험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비용, 오랜 개발 기간, 환자 모집의 어려움 등 전통적인 임상시험 방식은 여러 가지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웨어러블 기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임상시험’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이 혁신적인 변화의 중심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과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KOSHA)의 전략적 업무협약 체결이 있습니다. 이번 협약은 대한민국 임상시험 환경을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양 기관은 ‘디지털 의료제품 개발 및 규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한 임상시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두 기관의 협력을 넘어, 제약바이오 산업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융합하여 만들어낼 시너지를 통해 국내 임상시험 생태계 전체를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이번 업무협약의 구체적인 내용과 의미, 그리고 이를 통해 본격화될 ‘분산형 임상시험(DCT)’의 미래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어 보겠습니다.
스마트 헬스케어, 임상시험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전통적 임상시험의 높은 장벽
지금까지의 임상시험은 특정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중앙집중식’ 모델이었습니다. 이는 환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초래했고, 특정 지역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참여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요인이었습니다. 또한, 정해진 방문 일정에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의 실제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고, 이는 데이터의 질과 신뢰도에 한계를 가져왔습니다. 임상 3상 시험에서는 참여자의 최대 40%가 중도에 탈락하는데,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시험기관 방문의 불편함과 복잡성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임상시험 기간의 장기화와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신약 개발의 큰 걸림돌이 되어 왔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여는 새로운 가능성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은 이러한 전통적 임상시험의 한계를 극복할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워치나 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의 심박수, 활동량, 수면 패턴 등 생체 데이터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병원 방문 시에만 얻을 수 있었던 단편적인 데이터를 넘어, 환자의 실제 생활 속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데이터의 정확성과 풍부함을 획기적으로 높입니다.
- 모바일 앱: 환자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전자 동의서를 제출하고, 복약 기록을 관리하며, 부작용을 실시간으로 보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격 화상 상담을 통해 의료진과 소통하며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AI로 분석하여 임상시험 설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을 예측하며, 잠재적인 부작용을 미리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AI를 활용하면 많은 비용이 드는 임상시험 계획서(프로토콜) 수정이나 임상 중단 확률을 줄여 신약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은 임상시험의 모든 과정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이며, 데이터 기반으로 혁신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는 병원 방문에 대한 부담을 덜고, 연구자는 더 정확하고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제약사는 개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윈-윈-윈’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손을 맞잡다

이번 업무협약은 국내 임상시험 분야의 공공 허브 역할을 하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큽니다. 각 기관의 전문성과 인프라를 결합하여 스마트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무협약의 핵심 내용
2025년 8월 20일에 체결된 이번 협약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협력 사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의료제품 임상시험 전문 인력 양성: 스마트 임상시험 설계, 데이터 분석, 규제 대응 등을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운영합니다.
- 네트워크 구축 및 정보 교류: 제약바이오 기업과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이 만날 수 있는 포럼, 기술 세미나, 공동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여 협력의 장을 마련합니다.
- 임상시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지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임상시험의 설계부터 수행까지 전 과정에 걸친 전문적인 자문과 컨설팅을 지원합니다.
- 국내외 규제 정보 공유: 미국 FDA, 유럽 EMA 등 주요 규제 기관의 최신 디지털 헬스케어 및 분산형 임상시험 관련 가이드라인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 협력합니다.
| 구분 |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KoNECT) |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KOSHA) |
|---|---|---|
| 주요 역할 | 임상시험 전주기 지원, 정책 개발, 인프라 제공, 규제 과학 전문성 |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 기업 대표, 첨단 기술 및 플랫폼 제공, 산업 생태계 조성 |
| 핵심 강점 | 임상시험 분야의 높은 공신력과 전문성, 정부 부처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 다양한 회원사의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력과 산업 현장의 목소리 대변 |
| 기대 시너지 | 임상시험 전문성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을 통한 한국형 스마트 임상시험 모델 개발 및 확산 | 제약사와 기술 기업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 창출 및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
양 기관의 역할과 기대효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그동안 축적해 온 임상시험 지원 경험과 규제 관련 전문성을 바탕으로 스마트 임상시험이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신뢰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반면,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는 회원사들의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임상시험에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술 표준화 및 데이터 보안 등 산업계의 공통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협약은 ‘규제 전문성’과 ‘기술 혁신성’이라는 두 축을 단단히 연결하여 대한민국이 스마트 임상시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분산형 임상시험(DCT) 시대의 개막

이번 업무협약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의 본격적인 활성화입니다.
분산형 임상시험(DCT)이란 무엇인가?
분산형 임상시험(DCT)은 미국 FDA의 정의에 따르면 임상시험의 일부 또는 전체 과정이 전통적인 시험기관(병원) 외부에서 수행되는 연구 방식을 의미합니다. 즉,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대신 자택이나 지역 병원에서 원격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그 필요성과 유용성이 입증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 주요 기술 요소:
- 원격 환자 동의(eConsent):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임상시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전자적으로 동의합니다.
- 원격 모니터링(Remote Monitoring): 웨어러블 기기나 가정용 의료기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구자에게 전송됩니다.
- 의약품 직접 배송(Direct-to-Patient):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환자의 자택으로 안전하게 배송합니다.
- 원격 진료(Telehealth): 화상 통화 등을 통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상담을 진행합니다.
DCT의 장점과 기대효과
DCT는 환자, 연구자, 제약사 모두에게 혁신적인 이점을 제공합니다.
-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여 임상시험 참여율과 유지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멀리 거주하여 병원 방문이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참여 기회를 제공하여 임상시험의 포용성을 높입니다.
- 데이터의 질과 다양성 향상: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여 보다 현실적이고 정확한 ‘실사용 데이터(Real-World Data)’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지역과 인구 집단의 참여를 유도하여 데이터의 다양성을 높이고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향상시킵니다.
- 개발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 신속한 환자 모집과 낮은 중도 탈락률 덕분에 전체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험기관 운영 및 환자 방문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여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이미 분산형 임상시험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국내 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왔습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회원사들의 우수한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한국형 DCT 모델 개발과 확산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론: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의 업무협약은 대한민국 임상시험 환경이 한 단계 도약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이는 단순히 두 기관의 협력을 넘어, 환자에게는 더 나은 참여 기회를, 연구자에게는 더 정확한 데이터를, 그리고 산업계에는 더 높은 경쟁력을 제공하는 혁신의 시작입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본격화될 분산형 임상시험(DCT)은 임상시험의 패러다임을 기관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데이터 기반의 정밀 의료 시대를 앞당기는 핵심 동력이 될 것입니다.
물론 데이터 표준화,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개선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양 기관이 긴밀히 협력하여 지혜를 모은다면,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글로벌 스마트 임상시험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협약이 환자 중심의 지속 가능한 미래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견고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A: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신약 개발의 핵심 단계인 임상시험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임상시험 전문인력 양성, 임상시험 인프라 확충, 관련 정책 및 제도 개선 연구, 그리고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임상시험 진출 지원 등 대한민국 임상시험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2: 분산형 임상시험(DCT)은 기존 임상시험과 어떻게 다른가요?
A: 가장 큰 차이점은 ‘장소’입니다. 기존 임상시험이 지정된 병원에서만 이루어졌다면, 분산형 임상시험(DCT)은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앱, 원격 진료 기술 등을 활용해 환자가 자택 등 병원 외부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방식입니다. 이로 인해 환자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고, 보다 현실적인 일상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3: 이번 업무협약이 환자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혜택은 무엇인가요?
A: 환자들은 앞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더욱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신체적 불편함으로 인해 임상시험 참여를 망설였던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Q4: 스마트 임상시험을 도입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A: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데이터의 표준화,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그리고 규제 문제가 주요 과제로 꼽힙니다. 다양한 기기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표준화하여 분석할 것인지, 민감한 환자 정보를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할 것인지, 그리고 원격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의 신뢰성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합니다.
Q5: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들은 이번 협력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요?
A: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혁신적인 기술과 플랫폼을 임상시험에 적용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웨어러블 기기 업체는 실시간 생체 데이터 수집 기술을, 모바일 플랫폼 업체는 환자 데이터 입력 및 원격 소통 앱을, 인공지능 분석 업체는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며 임상시험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됩니다.